[천자 칼럼] '통가發 스팸' 주의보

입력 2022-01-24 17:26   수정 2022-01-25 00:31

명절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게 국제전화 스팸과 스미싱(문자피싱)이다. 안부 전화와 택배 배송이 많은 때여서 더욱 피해가 크다. 국제스팸은 해외에서 불법 통화를 유도해 돈을 빼가는 범죄다. 스미싱은 문자로 악성 앱을 보내 개인·금융정보를 탈취하는 해킹 사기다.

사기범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팸 발신국은 남태평양 섬나라다. SK텔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전화 스팸 발신 1위는 통가(전체의 13%, 국가번호 676)다. 피지(8%, 679)와 사모아(7%, 685)도 각각 3, 4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1~5위 모두 남태평양의 바누아투, 사모아, 파푸아뉴기니, 통가, 나우루였다.

이들 국가는 국제통신 인프라가 열악하다. 해저케이블이 유일한 통신망이다. 최근 해저화산 폭발로 큰 피해를 입은 통가도 해저케이블 손상으로 통신이 마비됐다. 이런 나라들은 범죄 예방 능력도 떨어진다. 매년 스팸 발신 1~2위국이었던 사모아는 그나마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올해 4위까지 하락(?)했다.

국제스팸 패턴도 교묘하게 바뀌고 있다. 하나의 발신번호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대신 다수 번호로 무차별적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676’이나 ‘679’ 등 생소한 번호의 ‘부재중 전화’를 되걸지 말고 국가코드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실수로 전화를 걸었다면 바로 종료하고 전화가 끊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뿐 아니라 국제발신 문자 속의 인터넷주소(URL)도 클릭하면 안 된다. 지난해 SK텔링크가 차단한 국제스팸이 656만 건으로 전년(386만)보다 1.7배 늘었지만,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등 발신국이 다양해지고 있다.

선물배송 조회 등을 미끼로 한 스미싱도 조심해야 한다. 명절을 앞둔 시점에는 070으로 시작하는 문자 피싱이 유난히 많다. 지난해 스미싱 20여 만 건 중 택배 사칭이 87%에 달했다. 정부 재난지원금과 생활안정자금, 소상공인 대출 등을 빙자한 사기 또한 극성이다.

자칫 들뜬 기분에 ‘명절 이벤트 당첨’ 문자라도 받으면 누구나 혹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은 지원금이나 대출 신청을 전화·문자로 받지 않고,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도 절대로 요구하지 않는다. 이 점만 기억해도 대부분의 피해는 막을 수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 깔리지 않도록 스마트폰의 보안설정을 강화하는 것도 예방책 중 하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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